영화 < 하얼빈 (2024) >-고독한 투사를 영상미로 표현(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훈의 소설 <하얼빈>을 읽고 동명 영화가 개봉된다고 하여 기대하였다. 하얼빈은 '그물을 말리는 곳'이라는 뜻이다.

소설처럼 안중근은 외로웠다. 조명의 그림자, 쪼그려 앉은 자세, 좁은 방, 낡은 방, 을씨년스러운 거리

초반의 전투씬은 <링컨 (2012)>처럼 처절한 전투를 보여 준다. 아비규환 살려고 몸부림치는 장면이 나온다. 제복으로 세련미를 추구하는 일본 제국군이나 열세에도 불구하고 선빵을 날린 독립군이나 전투에서 이기고 지기보다 살려고 아우성치는 것 같다.

영화 <영웅(2022)>에서 본 바와 같이 안중근이 인도주의적으로 풀어 준 일본군 포로가 안중근의 발목을 잡는다. 


가상의 인물들이 나오고 어두운 조명, 비슷비슷한 외모, 비슷한 복장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아마도 남루한 독립운동가를 의연하게 세련되게 표현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현빈이 안중근이 되어야지 

안중근이 현빈처럼 보여서는 

안 되지 않았나 싶다.


세련된 옷을 입고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은 의롭다기보다는 인디아나 존스 박사 일행을 보는 듯하다.

나중에 안 정우성의 출연 정보에 검색을 해보니 아! 그 역할이라고 떠오르는데 피폐한 마적이라기보다는 명품을 걸친 호텔의 약쟁이 같아 보였다... 독립군 회의 장면처럼 동굴에서 그림자를 넣어 반쪽 얼굴만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사막씬은 왜 필요한 것이고 긴박하게 시간이 없고, 준비해야 하는데 장거리 출타를 한다는 것이 이상했다. 여기가 옛날 우리 조상님 땅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었을까?

처음에 외롭게 한 겨울 얼음 위를 걷는 장면과는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안중근의 내면, 따뜻한 마음, 군인 적인 면, 투사로서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소용돌이치는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대응도 절제미를 통해 사소한 것을 생략하고 큰 줄기만 살린 이토의 대사는 맘에 들었다.

박정민, 조우진, 박훈의 연기는 돋보였고 전여빈의 의기에 찬 에너지를 삼킨 듯한 연기는 눈에 띄였다. 무언가 폭발하기 직전 같았다.

중간의 긴 서사가 갑자기 끝에 가서 증발해 버리며 영화가 끝났다. 아마도 안중근의 저격을 비하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인간적인 면을 살린 것인가도 싶은데 마지막에는 예수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인가 싶었다.

☝여순감옥에서 쓴 글씨, 복잡한 심경이 표현되어 있다. 획을 보면 약간 급한 성격이 보인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영향을 받아 일본인이 일본 천황을 암살하려고 모의하면서 안 의사의 사진을 소지했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안중근 의사 유묵, 재판과정을 그림으로 담았다.

유복한 명문가 자제로 태어나 동학혁명을 진압하며  동비라고 비하하던 신분제의 신봉자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가 대학설립 등 교육 계몽운동가가 되었다가 극단적으로 이토를 사살하게 되고 면회를 온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해달라고  하던 의식의 흐름을 기대했던 내게는 그의 눈으로 확인한 황량한 타지의 영상만 확인한 결과가 되었다.

영상미로 그의 고독과 내부의 소용돌이를 표현하는 여러 시도는  좋았지만, 대중이 보고 싶은 장면도 넣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첫 전투씬에서 살린 신음소리와 아우성은 좋았는데,,,골방에서 울림없는 대사와 풀샷 오디오 부재도 아쉽다.

영화 후기 중에 왜 도시락 폭탄을 안 던졌는지 묻는 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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