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모래그릇 (1974) >-지나간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
마쓰모토 세이초 작가의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시마다 요코가 여기서도 나온다.
예전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온 신파 요소의 원조가 이 소설이 아니었나 의심이 든다.
일본 수사기관의 수사 형태를 엿볼 수 있는데 출장이나 수사 발표 같은 것이 <기아 해협> 때 처럼 주구장창 나온다. 과거 일본 수사 발표를 원래 그렇게 한 건지 영화상 그렇게 한 건지 모르겠다. 차를 대접하는 장면도 특이하다. 사건을 추적하는 부분에서 웃긴 장면도 있지만 개연성이 부족하다.
특이한 사투리로 실마리를 찾는 부분이 제일 잘되었다. 어떻게 저런 착상을 했을까?
왕따 소년이 갑자기 피아노 천재가 되어 미국과 협연을 한다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다. 요즘 같은면 메이져리그를 갔을까? 그가 착용한 선글라스나 헤어 스타일이 한때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유행을 탔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똘똘한 일본 어린이 배우의 눈빛도 좋다.
불우한 가정의 남자 또는 여자가 기적 같은 천재적 재능으로 신분 상승을 하고 권력가의 자녀와 사랑을 하다 먼저 있던 옛 애인이나 과거를 지우려다 추락한다는 이야기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위대한 유산> 이전에도 많이 있었던 이야기다. 질리도록 흔한 이야기가 지금도 재생산되는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리라.
피아노 치는 남성 배우의 진지한 표정이 압권이고 아름다운 일본 전원 풍경도 아스라해 보인다. 그냥 든 생각인데 전후에 주변국과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지 않고 80년대 경제 대국이 된 일본의 모습을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소설에서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영화상에서는 죄인을 단죄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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