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란서생 (2006) >-사극을 새로운 시각으로 연출하다

테레비에서 띄엄띄엄 보다가 전체이야기가 궁금해 유튜브로 보다.

처음에는 무겁고 진중한 가문과의 다툼으로 대립각으로 보이다가

차츰 본이야기로 파고드는 부드러운 도입

파격과 파국, 음모 ,소외당한 사랑의 지켜보기등이 잘 조화된 수작이다.


김병옥님이 사극에 깜짝 나오는 것도 볼꺼리고

진경, 라미란이 나오는 장면도 깨알웃음이 나온다.

진경은 한석규의 아내로 나왔는데 나중에 음란서책의 독자로도 나오는 것은 어리둥절하다.

이순재나 우현(모사장이),김기현(필사장이)님이 각자의 역할에서 중심을 잡고 오달수가 눈빛과 입모양새,비릿한 표정으로 분위기를 잡고 왕의 기강을 보여준 안내상과 괴기스러우나 충직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지키는 순정파  내시 김뢰하의 연기가 빛난다.

한석규의 소심하면서도 사대부신분의 위치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연기하는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연기를 참 잘한다고 느끼게 하고

음성에서도,,,떨림과 머뭇거림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무대뽀 무인으로 나오다 갑자기 동화되는 이범수도 커다란 눈망울을 이용해 은근한 웃음을 보인다.

맑고 순진한 모습과 차갑고 복수심에 불타는 모습,애절하게 우는 모습을 오직 그 큰 눈망울로만 보여준 김민정의 연기도 오래 기억될 것이다.

언젠가 90년대 한남대교 강남신사동방향 끝에 "아빠가 양보하세요"라는 현대자동차 간판의 주인공이 어떻게 되었는지 가끔 궁금했는데 검색이 맞다면 아역당시의 김민정같다.

쇠좆매부분에서는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데 연출팀이 준비한 치밀한 자료연구가 돋보인다.

십연년전의 영화인데도 카메라앵글이 너무 뛰어나다.

한석규와 김민정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겹치게 찍는것과 당시 드론이 없어서 그랬는지 마지막 장면에서 파도 밑으로 셋이 걸어가는 장면은 지미집을 이용한 것 같은데 마지막 장면으로 참 잘 찍었다.

파도의 포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절에서 보여준 연등사이로 들어가면서 찍는것도 시각적으로 좋았다.

이외에 목욕씬에서 보여준 세트나 왕의 가운

성교자세를 설명하는 작은 그래픽

몸만 궁에 있다는 이별후의 김민정의 동정을 알려주는 대사

내시감찰부를 동원한 긴장감있는 연출

김민정이 자신의 연루된 사실을 마사지사에게 이실직고하라고 협박하는 것은- 약간 억지가 있고 비약이 있지만-긴장감을 극도로 올리기에 좋았고,왕의 심문과정도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기에 좋았다.

개봉후 십여년이 지나 본것이지만 지금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