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학동문이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이 영화를 단체관람한다고 하여 처음 영화개봉 사실을 알았고 보게 되다. 아마도 내가 엔리오 모리꼬네를 처음 알 게 된 것은 <미션 (1986)>인 듯하다. 당시 개봉한 <아마데우스 (1984)>와 이 영화를 못 보면 사람 취급안 하던 때라 이화여대 근처 극장에서 봤는데 영화 내내 잠만 잤다. 전날 독서실에서 밤새워 공부한 터이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동행인은 감동적인 영화를 두고 쳐 자는 나를 한동안 의외의 인물로 회자한 듯하다.
하지만 이후 엔리오 모리꼬네 선집 테이프를 사서 여러 번 들으면서 다양하고 여러 음악을 작곡한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트렌스 힐이 나오는<무숙자 (1973)>의 메인 테마를 좋아하는데 이번 다큐에서는 다루지 않아 아쉽다.
우울하거나 힘들 때 집중이 안 될 때 심연의 깊은 곳에서 울림을 주며 내게 위안과 희망을 주던 많은 선율을 모아서 들을 수 있어 귀가 행복했다. 다큐라 지루할 줄 알았는데 편집을 너무 잘해 재미있게 보았다. 세르지오 레오네 (초등 동창), 한스 짐머, 왕가위, 브루스 스프링스턴, 쿠엔틴 타란티노, 롤랑 조페, 세르조 레오네, 존 바에즈 등 유명인의 회고담과 영화 영상, 음악이 정말 잘 조화롭게 편집되었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개인사를 듣는 것도 좋았다. 어려운 시절 트럼펫 연주자로 살았던 시절, 작곡을 배우며 이방인 취급을 받았 던 시절, 상업 영화를 하며 받았던 동료 음악가의 냉대를 받았던 시절, 방송 일정상 저녁에 곡을 받아 아침 방송전까지 편곡하던 일 등이 잘 나온다.
밤무대 트럼펫 연주자
실험음악연주
방송국 편곡작업
이탈리아 영화음악
헐리우드 진출
아카데미 공로상 수상
코요테의 울음, 낡은 사다리 소리, 휘파람 등을 활용해 독특한 영화음악을 만든 후일담이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한다.
대부분 오랜 시간 숙고해서 만든 곡도 많지만 즉흥적으로 만들 것들도 많고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에서는 먼저 대본을 보고 곡을 만들어 촬영장에서 내내 틀어 배우 연기의 깊이를 높였다고 한다. 영화음악이 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 준다.
아카데미 수상도 번번이 실패하며서 상처를 많이 받았나 보다. 하지만 후배들이 그의 노래를 리바이벌하는 공연 모습을 보니 그도 편안한 듯하다.
영화사 진진에서 수입, 배급했는데 항상 좋은 영화를 선별해 주어서 감사하다.
최근에 본 영화로 <행복의 속도(2021)>, <페르시아어 수업(2020)>이 있는데 다 좋았다.
👉https://dankunjosun.blogspot.com/2021/11/blog-post_22.html
👉https://dankunjosun.blogspot.com/2023/02/blog-post.html
상암월드컵경장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상영관은 86석으로 작았지만 의외로 관객이 많았고 음향시설이 좋아 어떤 곡이 연주 될 때는 머리가 쭈뼜쭈뼜섰다.
음악이란 음을 쌓아 만든 건축에 비유한 그의 설명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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