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주한일본대사관공보문화원 이벤트 당첨으로 관람하셨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골목을 잘못 들어가 지나가다.
아마도 옛날 서울극장이 아니었나 싶다.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일본 오제 국립공원의 경치가 예쁘다.
주인공인 이가라시 히로야키님은 해탈한 성자 같다. 주변에 알고 지내는 일본인은 없지만 기존의 편견에 갇힌 일본사람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이시타가 노리히토님은 현실적이며 지금의 문제를 타개하려고 노력한다.
급하게 빨리 도달하려고 조급해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우리의 미래는 온다.
천천히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가족과 일이 있어 자연을 바라본다면 일상의 어려움이나 걱정도 잊게 된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주변 사람보다 먼저 성취해야
내가 돋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숨가쁘게 살아오며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좌절하고 우울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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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박혁지 감독님과 관객과의 대화내용입니다.
(영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제의 가을 풀색은 빨갛다.
이가라시씨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
만나면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새로운 인간형이라고 생각
허언이나 허세를 부리지 않았다.
일이 없을 때는 기타 치는 연습을 하셨다.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고 기타 연주를 잘하시는데 그 곡을 쓰려 했으나 원곡의 커버곡도 저작권 문제 (6~7천만 원의 비용; 독립영화 한 편 제작비와 근접) 때문에 쓸 수 없어 고민하던 중
15년 전 (2006년) 동네 카페에서 기타 연주 영상을 제공 받아 도입부에 썼다.
지금 나와 과거의 내가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기 좋았다.
이가라시씨는 6개월 정도 봇카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기타를 치며 보냈다.
봇카라는 직업이 사라지는 직업인데 궁금증이 생겼다.
2017년 1년 이상 오제의 사계 촬영을 제안했고 승낙을 받았다.
2017~2019.2 까지 촬영했다.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에 개봉했다.
김현민님 : <춘희막이>로 데뷔하셔서 인물에 관심을 보이시는데 밸런스가 좋고 이번 작품도 자연 풍경에 압도되지만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박혁지 감독님 : 감사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자문도 받고 이가라시님은 스마트폰도 없고
똑같은 길을 19년 차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데 지겹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분의 답은 "한 번도 똑같지 않은 길이었다." 였다.
삶에 대한 태도나 방식이 일반인과 달라 나 스스로 자문하게 했다.
김현민님 : 보다가 보면 카메라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박혁지감독님 :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계속하고 싶었다. 가장 바람직한 다큐가 아닐까?
실제 상황으로 영화 만드는 것이 재미있다.
김현민님 : 여러 제작과정을 거치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박혁지감독님 :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만만하게 보아도 안 되고 먼사람도 아니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그 오묘한 중간지점이 중요하며 숙제이다.
김현민님 : 고양이처럼 강아지처럼 있는 건가요? 주인공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저랑 좀 닮았다. 반복해서 걷는 것과 다큐를 무한 반복해서 찍는 것과 비슷하다. 나태해지는 생각 게을러지는 상황에서 이가라시씨를 만나며 자극도 받았다.
이시타카님은 이가라시님과 다른 생각을 하시는데 힘들어 보였다.
행복을 목표로 걷는다면 이가라시님은 행복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 같고
이시카타님은 절반 걷고 나머지 절반을 걷는 것 같다.
이시타카님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접근하는 방식일 것이다. 현실적이고 일본청년봇카대를 구상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김현민님 : <춘희막이>를 보면 두 분이 영화 리듬을 쌓아 간다고 느꼈는데 여기서 나오는 이시타카님이 헉헉거리며 봇카를 하시며 걷는 것과 도시에 쫙 빼입고 걸어가는 모습이 대비된다.
박혁지감독님 : 일본인들도 봇카라는 직업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이시타카님이 청년봇카대를 만들어 알리려 한다.
촬영할 때 제약이 많아 다 못했다. 타인을 다 찍는 것이 어려 웠다.
이가라시씨와 이시타카씨가 대비되는 성품과 인물로 후자는 오제를 나가려고 하고 있다.
김현민님 : 이가라시씨가 전화를 통해 아프다고 하던 중 아기가 나와서 웃는다. 감독님의 세계관이 드러난다.
박혁지감독님 : 결혼하고 아이가 성장할 때 사람들은 심적인 변화가 생긴다. 아버지로서의 고민, 미래 불안 등이 닥친다.
그런 것이 잘 녹아난다. 미리 셋팅하지 않은 것이 나타났다.
김현민님 : 다음은 관객 질문입니다. 극영화 계획은 없으신가요?
박혁지감독님 : 극영화를 하시는 분들은 천재 같다. 없는 곳에서 다른 세계를 만들고 세계관을 창조한다. 다큐는 있는 걸 잘 발견하는 것이다. 극영화는 개연성 있게 2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해보고 싶지만, 감히 도전할 생각이 안 난다.
관객 질문 :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다큐는 편질 할 때 더 힘들다. 잠자리 씬이 좋았다. 3살 어린이가 잠자리를 잡아 주니 바구니에 담는다. 그리고 날아간다.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날리는 재미가 있지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잠자리 하나로도 행복해한다.
그 순간, 시간이 행복한 것이다.
나중 풀샷에는 수많은 잠자리가 하늘에 가득한데 수많은 행복이 하늘에 가득하다는 표현이다.
행복이란 자기가 생각하고 찾기 나름이다.
김현민님 : 자전거 바구니에서 순간 충만한 것을 느끼면 된다. 다음 일을 생각하는 순간 행복을 만끽하지 못한다.
관객 질문 : 주인공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박혁지감독님 : 코로나 19 때문에 배급을 못 하다가 개봉했다. 링크를 보내 주었다. 이가라시씨는 스마트폰이 없어 부인분에게 전해 주었는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앉은 자리에서 서너 번 보았다고 한다. 이시타카씨도 좋았다고 한다. 주인공 말고 부모님도 봐도 되냐고 물어와 출연하셨는데 당연하다고 했다. 오제에 늘 있는 사람들, 오제를 잘 담았다고 전해 들었다.
김현민님 : 극영화에서는 배우에게 미리 보여 주는게 반응이 궁금해 걱정과 우려를 갖는다.
박혁지감독님 : 이시타카씨를 좀 불안해 보이게 편집해 속상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고 부모님께도 보여줄 만큼 반응이 좋았다.
관객 질문 : 오제 국립공원을 어떻게 가야 좋나요?
박혁지감독님 : 5월 초와 10월 말이 가장 좋다. 가타시나 마을 버스를 이용해도 되고 숙소에서 산장, 오제 입구까지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예약하고 도보로 걸어간다.
도쿄에서는 정북 쪽으로 3시간 반 차로 간다. 촬영을 위해 장비를 챙겨 갈 때 하리타 공항에서는 차를 랜트해서 3시가 반 정도 갔다.
관객 질문 : 가장 좋았던 계절은 언제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5울 2째, 3째주에는 영화에 나오는 물타주라는 2주 피고 지는 꽃이 핀다.
곰이 좋아하는 간식이라 곰을 조심해아 한다고 하는데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 해 많이 핀다고 한다. 가을에는 9월 마지막 주에 빨강색이 바닥부터 올라온다.
관객 질문 : 산장 주인이 내레이터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오제에 상주하는 인물이다. 일하다 해지기 전 나온다. 밤을 보여 줄 수 있다. 타다 쇼헤이님은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봇카에 대해 적는다. 오제 안에 있으면서 봇카의 오고 가는 것을 바라본다.
김현민님 : 전면에 드러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관객들이 몰라도 된다고 생각했다.
김현민님 : 영화에 등장하는 할미새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산장에 둥지가 있어 우연히 앵글에 들어왔다. 타다 쇼헤이씨가 신이 있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새라고 신화 이야기를 해줬는데 찾아보니 그런 이갸기가 있어 신성시되었다.
인간을 두려워 하지않고 오제에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 질문 : 마지막 장면에서 시즌이 끝나고 인사하는 장면은 연출된 것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연출한 것이 아니다. 인사를 하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타다 쇼헤이씨가 사진을 많이 찍어 어느 정도 앵글 감각이 있고 절묘하게 잡혔다.
동료 뒷모습을 찍어 주는 모습이 6개월 후 다시 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운이 좋았던 포인트다.
이가라시씨는 무거운 짐을 내가 올 때까지 안 내리고 기다린다. 이가리씨 같은 인간은 촘촘히 다져지지 않으면 될 수 없는 인간형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고 아마 다시 태어난다면 혹시 모르겠다. 다음 작품을 위해 좋은 영감을 주었고 값진 경험이었다.
일생의 중요한 영화였다.
김현민님 : 지금 관심을 갖은 소재나 인물이 있나요?
박혁지감독님 : 내년 4번 째 영화 편집 중이다. 4살에 신내림 받은 25살 무당 이야기다. 시간을 꿈꾸는 소녀로 제목을 정했는데 비슷한 제목의 작품이 있어서 고민 중이다. 내년 전주국제영화제에 발표할 예정이다.
김현민님 : 나무 이름, 꽃, 곤충 이름으로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다. 환기하거나 보람을 찾는 듯했다.
작품을 만든 후 보람이란 무엇인가요?
박혁지감독님 : 완성 후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가? 개봉 후 SNS나 후기를 보며 전달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현민님 : 작품을 만들려면 끈기, 지속성, 성실함이 있어야 한다. 작업 또한 굉장하다.
마지막 인사해주시죠.
박혁지감독님 : 주변 분들께 홍보 많이 해주세요.
낮은 속도로 꾸준히 성장하여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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