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07, 2023

영화 < 킹메이커 >-망국적 지역감정의 시작

 영화 <길복순>을 보고 변성현 감독의 전작이 킹메이커였고 스태프, 배우들도 그대로라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중 김대중 후보에 열세로 몰리자 영남지역에 <호남이여 단결하라>는 괴문서를 뿌려 지역감정을 선거에 이용했다는 이야기는 전라도 출신 선배에게 들었지만, 그 이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이 국민의 지지를 못 받고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보며 잊힌 이야기를 김영삼의 40대 기수론과 함께 한국 정치사의 흥미로운 부분을 영화로 다루어 재미있게 보았다.

김대중역의 설경구님이 억양이나 습관을 나름 잘 표현했고 엄창록이라는 선거기획관을 이선균이 맡았는데 이북 사람이라 남쪽에서 소외된 인물표현에는 좋았지만, 너무 범생이고 반듯한 사람이 변칙적인 기획을 한다니 감독의 의도일 수 있겠지만 갸우뚱하게 했다.

김대중의 지역적 기반인 목표를 보여주는 연설 장면도 인상적이다.

언제나 감초 같은 역으로 빛나는 조우진의 연기가 박 비서로 나오는 김성오의 연기도 인상깊다. 박 비서는 배우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고 일반인인 줄 알았다.

수연으로 나오는 서은수는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나온 것이 기억난다.

사람이 처음에 만나 친구가 되고 동지가 되지만 욕심이나 의견대립으로 적이 되고 그리워하면서 증오하는 감성의 선을 영화 전방에 잘 표현했다. 김영삼의 등장은 평생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선 그 시발점을 보여줘 좋았다.

감독이나 스태프가 같아서인지 카메라 무빙이나 세트, 조명, 연출 등이 영화 <킹메이커>에서 영화 <길복순>으로 퓨전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킹메이커>가 영화 <길복순>으로 날개를 달다.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보다 가볍고 톡톡 튀는 영화 추세에 묻혀서 그렇지 잘 만들어진 정치 영화다. 

아쉬운 것은 <킹메이커>라는 영화제목이 관객에게 선입관을 줘서 영화 선택에 앞서 그렇고 그런 영화라는 인식을 주지 않았나 싶다.

No comments:

영화 < 이누가미 일족 (1976) > -옛날 영화인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의 홍보 메일을 받아 확인해 보니 재팬파운데이션 무비페스티벌을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하고 있었다. 👉 https://www.koreafilm.or.kr/cinematheque/programs/PI_01578 예약을 못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