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December 08, 2023

영화 < 나폴레옹 (2023) >- 바로 옆에서 나폴레옹을 본 것 같다.

 



리틀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영국인이 적국 프랑스 영웅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을까 싶었다. 우리의 이순신이나 안중근을 일본인 감독이 일본인 배우로 캐스팅해  일본어로 대사하면서 연출한다면 이질감이 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의상이나 미술이 색감(카메라필터)이 좋아 마치 당시 프랑스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단두대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며 공포정치하에서 시민이 느꼈을 공포 분위기를 영화를 보면서도 좌석에서 느끼게 했다. 치열한 전투에서 긴장하는 청년 장교, 그늘과 햇빛 속에서 대화하는 장면, 추위를 타는 장면, 눈물을 흘리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신화로 덮인 인물을 인간으로 보이게 했다.

조제핀과의 연민은 왜 그녀에게 빠졌는지는 설명이 없어 아쉬웠고 많은 전투에서 웅장하게 뽑아낸 것은 몇 있지만 전투를 하다만 것처럼 잘라낸 것도 아쉽고 워털루 전투가 일부만 나오고 생략된 여러 전투도 아쉽다.

전투씬은 <글래디에이터(2000)>가 연상되는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독재자, 군인으로서 외부에 보여지는 이면의 모습과 우유부단하고 내적인 문제에 집착이 강한 것등은 잘 표현했다. 아마도 4시간짜리 감독판이 애플TV플러스에서 나온다니 평가는 <킹덤 오브 헤븐(2005)> 처럼 달라질 것이다.


나폴레옹 역의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2019)>에서 정점을 찍었고 <글래디에이터(20000>에서는 황제로 나왔었다. 이번에는 제작에도 이름이 있다.

조제핀 역의 바네서 커비는 조제핀의 성격이나 모순된 도도함을 잘 연기했는데 <미션임파서블>에서 화이트위도우로 나왔다.

대체로 인물들의 자기 모순에 주안점을 둔 연출이 눈에 띄었다. 

그게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국민을 위한다면서 무자비한 혁명세력,

전쟁을 하면서 차기권력을 논하는 정치가,

불확실한 미래에 부르르 떠는 영웅

출세, 연민, 욕망에 집착하는 조제핀

최고권력자이지만 아내나 어머니 앞에서는 어린이 같은 영웅

건달냄새를 풍기는 웰링톤 장군,,,,



예전에 <워털루(1970)>👉https://dankunjosun.blogspot.com/2017/12/waterloo1970.html는 기마병의 말과 기수를 모집할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어 서커스단원을 동원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육중한 기마병과 대포, 머스킷으로 무장한 전열보병이 등자하는 전투를 잘 표현했다. 포연, 아지랑이, 눈발 등을 정말 전쟁상황처럼 표현했다. 러시아에서 톨스토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전쟁과 평화(한국개봉 1988)>의 전투씬은 더 역동적이었다. 영화 <워털루>에 비해 사실적 묘사가 좋았지만 너무 짧게 다뤘다.

러시아 원정을 다룬 1812년 서곡도 다시 듣고 싶다.

러닝타임이 길어 걱정했으나 훌딱 시간이 지나갔다. 

웅장하고 압도적인 화면, 

장중한 음악,

리틀리 스콧 감독의 마법이 역시나 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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