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3월31일인데 저녁식사 후 예약을 해보니 5000원? 아 문화의 날이구나,,,
그래서인지 극장에 가족동반 관람객이 많았다.
설경구 님이 사극을 하신 적이 있었나? 이전에 이준익 감독님의 <평양성>, <황산벌>,<님은 먼곳에>, <사도>,<구름을 버서난 달처럼>, <박열> 등을 본 기억과 예고편의 선입견으로 자산어보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흑산도 어부와 귀양간 선비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로 알고 보았으나 영화가 끝났을 때는 무거운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게 하였다.
개인적으로 김훈 소설 <흑산>을 읽은 기억으로 영화가 시작하여 유배 가기까지가 초반부이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본격적이 이야기다.
아름다운 흑백 영상과 시를 표현하는 영상이 특이하고 수려했다. 가끔 나오는 글씨체도 예쁘다. 마지막에 배우 소개 때 한글체가 눈에 띈다.
우리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승계하고 있지만 조선의 문화는 단절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 그게 바로 성리학, 한자, 시 같은 것이다. 그나마 이 영화를 통해서나마 그 풍류를 이해할 수 있어 다행이다.
설경구 님의 음성은 안성기 님의 음성으로 혼동된다. 이의태 촬영감독이 변요한의 격한 감정을 아주 잘 잡아주었다. 불의 앞에 금방 눈에서 불이 튀어 나올 듯하다.
한양이면 한양, 궁궐이면 궁궐 흑산도 바다면 바다, 강진이면 강진의 넓은 풍경이 부감으로 펼쳐줬으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영화상으로는 그런 공간감이 잘 표현되지 않아 답답해 보였다.
동방우(명계남)는 나주목사로 출연했는데 역시나 감탄하게 했다. 차순배, 민도희님은 진짜 섬 사람 같으며, 강기영은 엘리트 선비의 우쭐함을 입꼬리로 잘 보여주었다.
장 진사로 나온 김의성 님과 흑산 별장 조우진의 표정연기가 압도적이다. 정말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개인적으로 즐겁게 글공부하며 성리학의 사대부를 비판하는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야기까지만 정겹고 그 뒤의 소용돌이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후반부는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하며 심적으로 부담스럽다. 김용옥 샘이 자문을 맡으신 듯 하신데 영화<취하선>의 분위기도 난다.
영화 중에 나오는 문순득의 표류이야기는 정약전이 쓴 책(표해시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일본어와 필리핀어가 표기되어 어문학적으로 귀중한 사료인데 일본은 벌써 백 년 전에 완역되었고 우리는 아직 안 되었다 하니 실용성을 강조하는 개혁 의지가 주류사회를 바꾸지 못하고 몰락한 조선사회의 답습을 우리가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문순득 표류 연구/최성한/민속원/2012>이란 책이 있다.
👉https://dankunjosun.blogspot.com/2021/04/2012.html
원전과 국역이 있다. 이 책을 보면 강기영이 연기한 이강회가 문순득을 만나 선박에 관련한 책을 쓰고 자기 책에 <표해시말>을 필사해 정약전의 <표해시말>이 후세에 전해지는 계기가 된다.
정약전은 1816년 우의도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한채 주류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죽었고, 1853년 일본이 개항되며 역전이 일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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