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08, 2017

마광수교수님을 그리며

대학수업 들을때 교수님이 요즘 서점에 책이 딱 두권있는데 하나가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라는 것과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고 하셔서 저책은 뭔가했는데 전자는 읽고 후자는 안읽었어요,,,하시는데 폭소가 이어져 읽으면 안되는 책인가 싶었다.

오히려 저책을 읽은 사람보다 읽지 않은 사람들이 책 제목과 대학교수라는 품위있는 직업군이 쌈바이로 노는것에 지탄을 많이했다.(강준만 교수님의 지적처럼 책을 읽지않고 비판을 가하는건 일반인이 아닌 전문가가 할 일은 아니다.)

주변에 교회다니는 지인이 마교수님의 이름과 성까지 희극적으로 비화하여 천하의 몹쓸사람으로 매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평소에,,

말을 말자,,

하지만 나중에 안거지만 연세대학교 교수이면 우선은 기독교인이다.


세월이 흘러 <인물과사상>에서 마광수교수님을 옹호하는 강준만교수님의 글을 읽고 우리사회의 위선과 권위주의 청산의 깊은 뜻이 있었음을 알고 여러책을 탐독하다.

그래서인지 마광수교수님 책은  어려운 전문용어도 쉽게 풀어쓰셔서 읽기 쉽다.

남자의 사랑을 불에, 여자의 사랑을 물에 비유하여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안도 제시해
두고두고 이론서로 썰소재로 애용하곤 했다...

실전엔 ㅠㅠ


기독교인이면서 교회의 구습과 성경내용,광신도를 비판하고,
(이후 개인적으로 토론시 기독교비판의 상당부분은 마교수님의 내용을 인용하였다.)
교수이면서 교수사회를 비판하고
학내문제에는 애써 외면하며 대학외의 사회비판에 열을 올리는 학생운동도 비판하고,
이문열도 비판하고 온건하지만 동지도 비판하는 마광수교수님의 여러비판이 오히려
적을 많이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문열비판은 그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가 실업계학생과 대학초년생이 동양고전 입문서로 활용하였다는 비판은 상당히 흥미롭다.



 기독교를 비판하고 당시 개봉한 <나인하프위크><애란>등 에로영화들을 소개하고 미국사회를 비판한  여러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기독교,불교,유교에 관한 운명론을 미래지향적으로 알기 쉽게 쓴 책

순자의 인정승천 人定勝天을 내게 깨우쳐준  고맙고 존귀한 책



주역의 역易이 바뀐다는 뜻으로 자신의 노력으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한 부분도 잘 읽었다.


위글을 수첩에 늘 그려넣으며 심기일전하였다!

최근 한 도서관에 가니
마광수샘의 <운명>이 사주명리학코너에 있다 ㅋㅋㅋㅋ

옛날 <불럽행위론>를 쓰신 민법교수님이 
대형서점에 갔더니 형법코너에 자기책에 있는것 보고 놀랐다고 하셨다.ㅋㅋㅋ


 한국인의 특징적 심성을 "촌티와 심통"이라고 정의하여 나름대로 일리있는 논리를 전개한 책<제16장 "순한여자"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기가센 여자의 불행한 삶에 대해서도 쓰셨는데 맞는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다.

안습인 남자의 서슬픈 글은 맞고,,,

그래서 마광수교수님은 여권운동하시는 분한테도 좋은 소리를 못들으신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세력에게는 같이 잘살수있는 방안을 찾아야지 남이 가진것 강제로 빼앗아 경제적 약자에게 분배하는 건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셨다.


한의학에도 해박하셔서 성문제와 건강문제도 설득력있게 풀어주신다.
축축하고 음헌한 이야기를 건강하고 밝은 주제로 음에서 양으로 끌고 나온바가 주요했다.

운동권에서 당시 제기되던 클래식이나 팝에 대한 제국주의논리도 모짜르트나 베토벤,차이코프스키등은 이미 보편성을 확인한 세계유산이라고 하셨다.

제국주의 논리에 심취해 나는 한동안 아프리카 음악이나 국악을  들었고
어떤 이는 뽕짝을 들으며 이게 진짜 전통이라고 흥을 돋구웠다.

가장 웃긴건 대학야구응원에서 농민가를 떼창했고

야구는 졌고 총학은 쌍욕먹고 이후 그와 비슷한 어떤 시도도 없었다.

세상에 야구응원에 농민가 떼창이라니,,,




그런 문제로 뒤떨어진 낡은세력으로부터 탄압을 받으셨지만 후학들이 사상이나 문학에서 자유를 누릴 수있도록 많은 토론과 공개의 장을 선구자적으로 여셨다.

<'조선'에 대하여>에서는고구려,백제는 중국과 맞짱을 떴고,이태백이 출세한 이유가 발해를 달래는 외교문서를 쓴 공로였다고 고대사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조선의 쇄국정책이 나라를 망쳤다고 개탄하신다.

기존의 학생운동을 비판하신다.

사회가 아닌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내부조리에 먼저 눈떠야 한다고,,,

사실 대학만큼 부조리가 많은곳이 어디있겠는가?

그래서 학생운동권으로부터도 좋은 소리를 못들으신다.


<게르마늄의 밤>이라는 소설에서 저자 하나무라 만케츠와 대담한 내용이 끝에 나온다

저자는 일본은 섬이 많아  여러 신이 존재해 오랜 평화기의 무력감을 종교보다는 자극적인 붕가붕가로 해결하려 하고

마광수교수님은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난게 아닌 휴전상태라 사회의 불안감을 종교에 귀의함으로 해결한다고 분석한다.



 여러번 탐독한 칼럼

대학에서 자신의 어두운과거를 가르쳐야한다는 견해
그래야 근거없는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에 균형감각을 줄 수 있다고 주장

인터넷에 난무하는 서열노름이 안타깝다,,,

구한말유생과 다름없는 현재 대학생들의 의식구조 비판
우리사회의 권위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칼럼

나중에 안것이지만 연세대학교 최연소교수취임기록이 있으시며
우리가 알고 있는 윤동주시인에 관한 거의 모든것이 마광수교수님 논문에서 쏟아져 나온것이라 한다.

이제는 정년퇴임을 하신듯하고 학교와의 불화로 석좌교수로 되시지는 못한듯하다.

연세대를 다니던 분들이 추억하던 마광수교수이야기는 환상이었다.

시험문제출제도 기가 막히고

야설을 써오라는 특이한 과제도 포복절도할 정도고
(김별아의 <내마음의 포르노 그라피아>란 소설에서도 인용되었다.)

연세대학생들이 밝고 활기찬 것도 어쩌면 마광수교수님의 위선과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는 가르침때문이 아닌가 싶다.

교수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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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님이 돌아가셨다.

허균처럼 재평가 받는 날이 오리라,,,

교수님 편안히 쉬세요,,,

조선일보는 마광수교수님 부고에 붙혀 잊혀진 심재륜,김진태검사 일화를 실었다.


3000여권의 책을 읽은,,

도대체,,,

그게 무엇이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하지만  두 검사는 앞으로 마광수교수님의 재평가와 함께 
늘 까이는 이름으로 거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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