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09, 2015

책 리뷰-나라가 불탄다 /모토미아 히로시本宮 ひろ志 -만주국의 실체가 밝혀진다.

언젠가 만화방에서 1.2권를 볼때 얄딱꾸리한 장면이 좀 있어 보다가 남경대학살을 다룬다 하여 큰 기대를 하였다.그러나 일본우익의 방해로 작가가 위협을 받고 있다하여 출간이 주구장창 미뤄지다가.... 어느날 완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다.

뜨문뜨문 수소문해봐도 소장한 곳이 없고,인터넷 검색으로도 절판이라 잊었다가 어느 만화방에 후배가 비치를 의뢰하고, 수락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천신만고 끝에 보게 되다.




그러나 읽어 갈 수록 <마지막 황제>에서 스쳐 지나간 괴로국 만주국이 복잡미묘한 일본,중국 국민당 장개석,군벌 장학량,,미국,소련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기시 노부스케가 등장하면서 이거 그냥 막 읽어 나가면 안되는거구나 싶었다.




                         ☞상세한 설명.일본만화의 높은 수준을 알 수있다.

일본 소작쟁의,맑시즘 운동권,불황으로 인한 공무원 봉급 감봉,관료와재벌, 군벌의 협잡 등 다양한 일본 근대사 이야기가 쏟아지고 흥미진진하게 상상력을 자극한다.

정부농업정책을 알기위해 수재를 양자로 들여 고시합격후 농림부에 사무관으로 발령나도록
지방지주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만주진출까지 준비한다...

이거 머 모 대학이 학교발전계획중 관료배출에 투자하여 학교가 정부의 의중을 맞춰 대비해야 한다는 프로젝트가 이미1930년  일본 농경사회에서  이루어졌다니...놀랍다.

그렇지 못한 다른 지주는 결국 몰락하게 된다.

당시 만철은 광활한 만주 벌판에 당시 세계최첨단철도를 놓아 소규모일본군의 중국에 대한 수적열세를 빠른 기동력으로 보완하는 것도 충격적이다. 그리고 그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신칸센이된다...

국제인을 자처하는 사람...

 중국과 일본이 연합하여 위로 소련을 막고 최종적으로 미국과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자원보고인 만주를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는 <세계최종전쟁론>의 이시하라 간지

아마겟돈 같은 헛소릴 현실적으로 씨부려  만주사변을 일으켰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당시 현역 군인이 그런 내용을  강연도 하고 책도 출간했다함...

주인공인 일본 관료 혼다는 님웨일즈의 <아리랑>에서 중국에서 체포된 김산에게 인터내셜널가 가사를 적어달라고 하고, 아리랑 노래를 듣고 감동하던 와세다출신 대사관 직원을 연상시킨다.



기시 노부스케가 만주국 건국시 미국을 모델로 하여  일본, 한국, 만주족, 한족, 몽고족 다섯 민족이 협력해 이상국가를 실현한다는 모토도 흥미롭고,그가 했던 행정활동은 당시 민주국 사관생도였던 박정희가 고대로 베껴다 우리나라에 답습시켰다는 것 또한 충격이다.

즉, 재벌들을 중심으로 농업기반국가에서 중하학공업육성하여 군수품 생산 및 전쟁을 대비했고, (박정희때  중화학공업육성,자주국방), 국민교육헌장,협화식 결혼식(→가정의례준칙), 조선총독부산하농촌진흥운동(→ 새마을운동), 경제개발 5개년,만주국 건국체조(→ 국민체조), 포스터 작성, 웅변대회을 대한민국에 실현시킨 것이다.

그의 외손인 아베 신조 총리가 독도영유권주장을 줄기차게 하는걸 보면, 만주국 사례와 같이 결국 전쟁으로 폭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앞선다.





☞기시의 만주국이 어떻게 박정희를 통해 대한민국에 이식되었는지 보여주다.

5.16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직후 박정희는 일본에서 기시에게 정치, 경제에 대해 조언을 들으면서 메이지유신을 모델로 한국에서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얘기하였다 한다.

하지만 장개석을 정통으로 묘사하는 것도 여전히 불편하다. 북벌전쟁으로 많은 중국내 조선인 독립운동세력은 북벌이후 조선으로 진격하리라는 열망으로 적극 참여하였지만 국공분열로 뿔뿔이 흩어지고, 장학량에게 탄압받았다.

국공분열의 원인은 1927년 4.12쿠데타로 20만 항의시위대에 기관총난사로 대학살극을 벌인 일이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에 잘 묘사되어 있고, 님 웨일즈의 <아리랑>에도 역시 언급되고 있다.

군부의 오바와 캐릭터의 거만등이 거슬리며, 그놈이 그놈같은 캐릭터의 비슷함..

얘기도 어려운데 복잡하고 복습에 복습을 하게 한다.

아~허영만 작가는 그에 비하면 얼마나 위대한가..

불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우리와도 닮았고, 1930년대나 지금이나 우익이 바른 목소리를 내는 세력에 강압적인 협박을 하는 건 슬프지만 변하지 않은 일본의 현실이다.

너무 일본위주로 이야기를 끌고가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전에 읽은 책을 다시 보다.




일본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상해를 공습하고, 여세를 몰아 남경까지 진격했던 사실도 만화에 상세히묘사되어 당시 일본군부의 군사력이 어마어마 하였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일확천금의 꿈을 갖고 만주국에 이민을 간 많은 평범한 일본국민들은 중일전쟁과 함께  학살의 참화를 겪게되고, 만주의  여러 민족은 일본인 사냥을 시작한다. 소련 참전이후에는 소련으로 끌려가 공산주의 교육을 받아 일본에 보내지거나 강제노역에 시달려야 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전범으로 몰려 자살기도까지 했으나 전범수요소에서 기사회생하여 90세까지 장수하며 나중에 일본총리가 된 인생역정이 한때 내게 감동을 주기도  하였으나, 그의 어두운 그림자를 알게 된 뒤론 정치인의 평가는 다층적인 면으로 신중하게 해야 하며, 책을 읽으며  오독하면 안된다는 반성을 하게 해줬다.




☞기시 노부스케를 처음 알게 해준 책<일본총리열전>


위에 언급한 책들은 <나라가 불탄다>를 보면서 참고서로 같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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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이누가미 일족 (1976) > -옛날 영화인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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