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일님은 마애불의 사연과 마애불을 찾아가는 경로, 난이도까지 잘 적어 놓았다.
여러 사연중 민비와 관련된 학도암 마애관음보살좌상이 가슴이 찡하게 새겨진다.
어린신부이고 한미한 집안에서 왕비로 간택되어 궁에 들어갔지만 낯선 공간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던 18세 소녀가 자꾸 떠오른다. 그가 발원하여 유교국가인 조선이 궁중의 예산과 로열석공 여럿을 동원하여 불사를 강행하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의문이 든다.
왕비의 청 하나로 이런 대규모 불사가 가능했을까?
책에서는 출산후 바로 5일만에 죽은 첫아이의 명복을 비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니 그리하여 가능했을까?
눈 부분을 특이하게 처리하였는데 수염을 보니 중성적인 모습을 담았고 그윽한 눈빛으로 경복궁을 바라본다.
두줄로 외각선을 만들어 세공의 난이도와 선명성이 역시 로얄석공 솜씨답다.
불암사에 민비와 사이가 안좋아 궁에서 쫓겨난 엄상궁이 민비사후 차기 왕비가 되어 이곳에 그녀의 명복을 비는 불화를 만들었다하니 10년동안 궁에서 쫓겨난 일과 그녀의 급사로 자신이 황귀비가 되어 대한제국의 영친왕을 낳았으니 엄상궁과 민비의 기구한 운명이 세속적인 욕심이 죽음앞에 부질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불화를 보러 불암사에 갔지만 불화도 없고 목조관음보살좌상도 없었다. 보물로 지정된후 다른 곳에서 보관하는 듯하다...
남원 여원치 마애불과 관련한 이야기중 왜구를 토벌한 최전방 특전사 저격수 이성계가 동고동락한 여진족 출신 의형제 이두란과 투톱으로 왜구장수를 저격한 일화는 정말 판타지소설같다.
산신령이 대부분 남자인데 여자산신령에, 달빛을 땡겨 써 조명보조를 받은 인월면引月面, 바람을 끌어다 화살을 날린 인풍리引風里, 1380년 9월 황상대첩의 현상으로 날아간듯한 느낌이다.
이태호샘의 <한국의 마애불>이란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https://dankunjosun.blogspot.com/2019/09/blog-post_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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