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백낙청, 김용옥, 박맹수 선생님이 동학에 관해 토론하는 유튜브 강의를 들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S-dtoo3_62U&ab_channel=%EB%8F%84%EC%98%ACTV
이를 책으로 담은 <개벽사상과 종교공부(2024)>와 이 강의를 요약한 보현TV의 유튜브를 함께 보았다.👉https://www.youtube.com/watch?v=UK9yV5_J7jU&t=868s&ab_channel=%EB%B3%B4%ED%98%84TV
여기서 서구사회가 작위로 정한 "근대"라는 시간개념이 동양 사회 전반을 "전근대"한 열등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전제가 도출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도 여성 인권의 발전사를 보면 딱히 서구가 앞서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였다.👉https://dankunjosun.blogspot.com/2021/06/bonjour-seongsu-sfactory-rooftop-cinema.html
그런데 우리는 서구는 이성적이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동양은 야만적이고 무식하고 감정적이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한참 숙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우리가 내세울 게 뭐가 있냐고 머리 숙이고 배워야 한다고 장관을 지내신 교수님도 그러셨다.
이런데 이 영화를 보다 보니 감정의 폭발과 비난, 편견, 아집, 독선, 무지, 가난이 처절하게 나타난다. 나중에 안현배 미술사가의 해설로 영화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우리나라 임진왜란에서 정묘호란이 일어 나기 전 이탈리아에서 딱히 치안이 좋지도 않았고 빈민이 많았으며 도덕적으로 타락했으며 이성적인 사고를 지닌 지식인의 모습이 잘 안 나온다.
카라바조가 민중을 보는 연민이나 날카로운 화가로서의 시각이 잘 묘사되었고 영상 일부 부분은 카라바조의 그림처럼 보이려고 색 보정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림을 그리는 안목과 구도에 대해 크게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 우리나라 장승업 같은 분이셨던 것 같다.
굉장히 정열적이고 즉흥적인 화가였는데 사생활 문제나 기행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수배까지 당해 도피 생활을 했는데 천재적인 재능 때문인지 사람을 이끄는 재능 때문인지 잘 모면하고 다녔다.
싸움하거나 분노하거나 신음하는 장면, 정사 장면이 거칠지만, 그의 그림처럼 리얼하게 나온다.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매춘부 모델에서 착안해 작품을 만든 어쩌면 작가로서 순간적인 찰나의 영감에 충실했던 듯하다. 그런 영감을 받는 부분도 영화에서 잘 표현했다. 카라바조로 연기한 루이 가렐은 <몽상가들(2003)>에 나왔고 영화감독 겸 각본가이다.
후원자이자 연인으로 위자벨 위페르가 나오는 데 70대 나이로 대역이 아닌 듯하데, 정사씬을 찍어낸다. 상상인 듯 아닌 듯 짐승 같은 울부짖음이 기억난다.
이탈리아의 바다, 건물, 고대 테니스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무엇보다 그림을 자세히 볼 수 있는데 그 당시 저런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색감, 구도가 놀랍고 그것을 알아보아 지지해 주는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게 그래서 지금까지 그의 화풍이 계승, 연구되는 것도 놀랍지만 나중 강연을 통해 나름 이탈리아 전후 사정이 있었음을 알게 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아마데우스(1984)>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조명이나 의상, 시대상이나 모차르트의 억울한 일생이 카라바조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19금 영화인데 잔혹하거나 보기 불편한 장면들이 영화나 시대상, 인물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는 쪽으로 작용했다.
다음은 안현배 미술사가님과 이용규 트래블레이블 대표님의 관객과의 대화 내용을 두서없이 정리한 내용이다.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 데 200%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아마도 영화만 봤으면 영화를 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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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 영화 내용이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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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카라바조의 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그의 작품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 해외 전시를 잘 안 하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시면 관람하시기를 바랍니다.
카라바조(1571~1610)에게 영향받은 작가들이 매우 많다. 카라바조를 빛과 어둠의 작가라고 칭송한다. 자세히 보면 빛이 밝지 않은데 어둠이 강조되어 더 밝게 보인다.
얼굴과 연출된 자세가 특이하다. 이탈리아 지폐의 표지모델도 되었었다.
카라바조가 살았던 17세기 나보나 광장에 사형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치안이 부재하여 소매치기가 일상이었다. 베드로 성당은 건축 중이었다.
유럽(이탈리아)은 북부는 신교(기독교)를 받아 들이고 남부는 구교(가톨릭)을 믿고 있었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 시기
신교는 우상숭배을 금지하고 말씀만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였고 구교는 신앙에 예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해 성화 작업을 많이 했다. 그리하여 많은 예술가가 남하하여 로마로 모여들었다.
카라바조는 밀라노 근처에서 정물화를 그리는 것으로 그림을 시작하였다. 당시는 무명이었지만 고위성직자들의 호감을 받아 인정받기 시작했다. <유디트>를 그린 그림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성 마태오의 소명(1599)>에서 현실성을 살려서 성화같지 않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의 특이한 구도와 표정, 연출, 조명 방식, 상황의 리얼함에 모두 충격을 받았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은 누구인가? 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금도 학자들끼리 싸운다.
영화에서 나온 <정복자 큐피드(1601~1602)>는 원작인 미켈란젤로의 것을 모사한 것이고 날개를 검게 한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어둠, 빛이 강렬하다. 그는 살인자였고 수배자여서 여기저기를 떠돌았는데 그가 도망 다닌 경로가 이탈리아 여행 패키지로 있다.
그는 사후 평가가 없이 사라졌다가 20세기 이탈리아 패전과 함께 이탈리아 자국민의 정체성 회복 붐과 함께 살아나기 시작했다. 로베르토 롱기 교수의 열정으로 전후 전시(1951년)를 개최했을 때 대성공을 거둬 지금까지 많이 사랑받고 있다.
카바바조의 메두사는 아테네의 방패 장식에도 있는 고전적 작품이나 메두사가 입을 벌리는 카바라조 특유의 과장된 연출로 주목 받는다.
이탈리아 북부의 종교개혁 바람에 남쪽은 위기감을 느끼게 되고 종교 관련 무상 연극을 자주 공연하였다. 당시 TV가 없을 때여서 소극장에서 어두운 조명 아래 관객에게 어필하려면 연주와 함께 과장된 몸짓이 필요한데 거기서 착안한 듯하다. TV와 다르게 몰입도 또한 다르다.
<순례자들과 성모 마리아>에서 레나라는 사람이 카라바조의 모델이었다는 것은 당시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였다. 영화에서는 화가인 카라바조가 인물에 눈을 맟춰 편안한 표정의 여성을 표현하였다. 성녀의 모델을 거리 여자로 썼다는 것은 미켈레 플라치도 감독이 각색한 내용이 좀 있다. 당시 여성 모델로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처럼 직업 모델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류 사람밖에 없었다. 실제로는 저 그림에서 꿇어앉은 목동의 발을 너무 더럽게 그려 그것이 더 논란이 되고 문제시되었다.
<십자가형을 당하는 성 베드로>의 얼굴은 평범하고 죽음이 임박한 회한, 결심, 희생이 비장미로 표현하기보다 평온하게 묘사되었다. 성화가 위로 치솟는 느낌이 아니라 내려와 있는 느낌이 특이하다. 빛의 효과를 살리고 누군가 이끌고 간다는 등에 끈을 매고 있는 사람의 연출이 독특하다.
<참회하는 성모 마리아> 낮은 의자에 불편하게 앉아 반성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의뢰한 곳에서 성모 마리아 같지 않다고 그림을 안 받았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의 죽음(1601~1606)> 당시 카톨릭에서는 마리아는 인간이지만 예수의 어머니이니 무엇인가 신성이 있다고 믿었고 죽고 나서 땅에 묻힌다고 하기에도 사후에 죽지 않는다고 하기에도 예수와 동일시되기에 죽자마자 승천하였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8월 15일이 성모 승천 일로 기념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진짜 죽은 사람을 모델로 그리지 않았다.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비드>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자신의 비참한 표정을 선과 악이 교차하여 한 폭으로 그렸다. 그런데 극적으로 긴장감이 없어 마치 닭을 잡는 느낌이다. 담담하게 구경꾼의 시각으로 그렸다.
<세례 요한의 참수> 밑에 보면 흘린 피색으로 사인을 했다.
영화에 나오는 여성화가 젠틸레스키는 실제로 만난 적이 없다. 부친의 영향으로 그림을 그렸다. 카라바조와 비슷한 화풍을 보였다. 당시 여성이 화가로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성 화가로 활동했다.
카라바조는 이탈리아의 렘브란트로 불렸다. 영화상의 죽음은 감독의 상상이며 실제로 열병으로 사망했으며 합동 매장당했다. 어떤 이탈리아 교수는 현장 답사를 가서 제자들에게 매장지를 찾으라고 과제를 낸다는 설이 있다.
이용규 대표님 질문
1.당시 성경 해석은 교회만 가능했을까요?
트리엔트 공의회의 입장이 있었지만, 북유럽에서는 독일어 인쇄본 성경이 유포되면서 교회의 가르침을 다르게 해석하고 비판하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었다. 성서 해석을 토론하고 교회의 일방적인 해석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2. 당시 그림을 그리는 기준이나 개념을 카라바조는 위반한 것일까요?
르네상스 시대는 실제 얼굴이 아니라 아름다운 비율을 강조했었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인 보티첼리의 그림을 보면 그 얼굴이 다 그 얼굴이다. 그러나 카라바조 시대에 와서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3. 화가 카라바조는 성경을 깊이 있게 해석한 걸까요?
성경을 공부할 정도 문자해독력이나 라틴어 능력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아틀리에(공방)에서 그리스 신화나 역사, 성서 등을 듣고 배운다. 르네상스 이후 교회가 작정하고 연극으로 성경을 소개한다. 카라바조는 그런 경험과 연극 예술을 통해 배웠으리라 추정되며 보다 인간적인 삶에 접근하지 않았을까 싶다.
4. 당시 영화 속에 나오는 여성 화가의 삶은 어떠했나?
400여 년 전 여성 화가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고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굉장히 특이한 사례이고 젠틸레스키는 아버지가 공방 주인이었고 그래서 여성임에도 화가로 입학할 수 있었다. 화가 조합에서 받아주지 않았고 친척이나 남편이 화가일 때 제한적으로 활동했다. 이분이 이름이 남긴 것은 당시 대단한 능력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화가들은 숫자도 적었고 객관적으로 미술사적인 면에서 큰 성과는 없었다.
5. 페미니즘을 찾아낸 것인가?
당시 유명하지 않았다 사후 재발견한 것도 지금 다시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6. 카라바조를 보면 폭력, 방탕한 성격이 많이 드러난다. 유독 그랬던 배경이 있었을까?
알 수 없다.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당시 공개적으로 그를 옹호하면 욕먹는 분위기였다. 400년이 지나고 피해자가 없는 상황이 되니 화가로서 재평가받는 것이다. 예술가로서능력은 뛰어났다. 당시 유렵에서 충격을 주었고 화풍에 대한 추종자가 많았다. 성화는 평화롭고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당시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대중들은 성화를 보며 자기를 닮은 인물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고위성직자들은 싫어했으며 때로는 후원하는 성직자도 있었다. 세상에 구교의 교리를 설득하기 위해 파급적있는 카라바조의 그림 스타일을 추종하기도 했다. 그림을 통한 대중의 전달력을 높게 샀다.
관객 질문 1. 로베르토 롱기 교수의 전후 전시 상황이나 영화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2차대전으로 패전한 이탈리아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 성화를 보며 감정이입이 되며 패전으로 인한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었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의 의도는 카바바조가 평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람일까? 희한한 사람일까? 아니면 평범한 사람을 묘사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까?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사극을 보면 1800년대 이야기를 보면 왠지 시대에 대한 거리감이 있다. 카라바조는 1600년대 사람인데 여러 작품에서 연출되다 보니 현재 사람 같다. 인물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다 보니 그렇다. 재해석이 그 인물을 지금 보는 사람이 거리감 없게 한다.
관객 질문 2. 예술가 중에 영화화했을 때 재미있을 것 같은 인물은 누가 있을까요?
최근 원화 작품이 누렇게 돼서 복원 작업이 한창인 들라크루아를 추천합니다. 복원 작업자가 원화를 보고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있는데 그의 작품을 색감을 영화상 잘 표현할 기술이 지금은 갖춰줘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예술가는 영화화했을 때 오히려 아쉬운 점이 많아 다큐를 즐겨본다. 다큐를 보면 많은 자료나 편지글, 지인, 인연들이 잘 표현되고 있다.
이용규 대표
SNS 파급력이 3주 정도 간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꼭 SNS에 좋은 평을 달아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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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진진에서 수입상영했는데 나랑 영화사 진진은 인연이 좀 있나보다.
<행복의 속도(2021)>, <페르시아어 수업(2022)>,<시간을 꿈꾸는 소녀(2023)>,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2023)> 등의 영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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