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는 영화 내용이 공개됩니다.
운혜리 배우님 :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영화이다.
김도연 감독님 :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아워>를 봤는데 무언가 감정을 후벼파는 대사와 연출이 잊고 싶어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연기나 연출이 써먹을 자료가 많은 작품들이 많다.
윤혜리 배우님 : 남편 가후쿠 유스케는 아내 오토의 외도를 알게 되고 이후 망설이다 아내가 죽게 된다. 이후 히로시마 연극제에 초대받아 운전기사 미사키(미우라 토고)를 소개 받는다.
서로 의지하며 사건 사고를 겪다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영화가 끝났다.
오토는 전생에 칠성장어 이야기를 한다. 사무엘 버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와 바냐 아저씨가 등장하는데 언어의 난해성을 보이며 긴밀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바냐 아저씨는 동일시한 인물이며 칠성장어가 오토를 상징하는 바가 있다.
김도연 감독님 : 바냐 아저씨와 칠성장어 이야기는 연결 지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전체적으로 모순되어 있고 진실과도 따로 논다. 가후쿠의 울림은 알을 깨고 나오는 듯하다.
윤혜리 배우님 : 저는 이 영화를 세 번 보았다. 느낌은 볼 때마다 비슷하다.
김도연 감독님 : 배우로서 이 영화의 야외연습 장면에서 가후쿠가 "뭔가 일어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연기를 하다 보면 느낄 수 있나요?
윤혜리 배우님 : 무언가 설명하기 어렵다. 진심과 진심이 만나면 반드시 발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진심, 걱정해 주는 부분에서 이심전심이 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당시자 둘밖에 알 수 없다. 희곡의 힘이자 야외, 온도, 습도, 분위기 등에서 영향받을 수도 있다.
김도연 감독님 : 대본 연습에서는 잘 안되다가 축적되고 축적되어 현장에서 광하고 터질 때가 있지 않나?
윤혜리 감독님 : 여러 과정을 통해 다양한 언어가 등장하고 오디션에서의 연기가 더 좋았다고 하는 장면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한국어가 아니어도 다르지 않다. 하나의 과정이다.
감정 없이 툭툭 해보다가 감정에 갇혀버린다.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감독이 배우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김도연 감독님 : 저는 저랑 잘 놀 수 있어야 한다. 즉흥적이고 새로운 인물을 넣어 바로 감정을 쓰면서 결이 다르게 한다. 에너지를 많게 한다. 중요한 것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다. 연기나 예술은 잘 듣기 힘들다.
윤혜리 배우 : 영화를 보면서 인상적인 연출 장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도연 감독님 : 농아닌 소냐와 바냐 아저씨는 다양성을 설정에 넣은 것이고 영화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집밥을 먹는 4인의 장면에서 소냐가 바냐를 위로 해준다. 고통을 가슴에 품고 힘든 삶을 이어간다. 말로 대사 전달하며 이상했을 것이다. 가르치려고 한다는 느낌이 생겼을 것이다.마지막에 텍스트와 음성이 나와 자기 목소리로 듣게 되었다.
윤혜리 배우님 : 가장 명장면의 대사다.
김도연 감독님 : 가후쿠는 아내의 내연남인 다카쓰키와 두 번의 술자리를 갖는다.
윤혜리 배우님 : 처음 만남 장면, 터널 장면 좋았다. 차 안에서 달리는 장면이 몰입감이 더 좋았다. 명대사와 관객이 꼽는 명장면으로 평가받는다.
오프닝이 40분이고 오토는 꿈 이야기를 하며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후쿠는 이를 외면하면서 진실을 회피한다. 딸의 죽음과 아내의 외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칠성장어 이야기는 오토가 하고 싶지만 미쳐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한다. 이것은 어쩌면 마주하라는 메시지 같다. 눈감는 장면, 녹내장치료로 연결된다.
김도연 감독님 : 가후쿠는 딸의 죽음과 아내의 외도에 대해 진전한 소통, 대화하지 않는다. 오토의 꿈 이야기에 대해서도 밖으로 나돌다 오토의 죽음에 맞닥뜨린다. 자기 자신을 진실로 보려 할 때 타인이 개입하면 어려워진다. 이야기하려고 하지만 밖으로 나간다.
윤혜리 배우님 : 소냐의 대사는 유언이고 뱃소리는 심정지 소리가 아닐까요? 이후 장례식장에서 시체를 화장하고 안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관객 질문 : 저는 일본인입니다. 가후쿠가 아내의 외도에 대한 반응은 전형적인 일본인의 성향이다. 한국에서는 다르다. 그래서 이 영화가 해외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만 8만 명 정도만 보았다고 생각한다. 장면, 장면이 영화 흐름 다 일본적이고 동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인은 직설적으로 똑바로 말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를 한국에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러브레터>라는 영화는 또 많은 한국인이 보았다. 저는 이런 것을 보면서 일본인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님과 배우분이 대화를 들으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인생 영화 5번째 안에 드는 대단히 완성도가 높은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일어났다"는 장면을 저는 배우가 연극 속의 주인공으로 완전히 몰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도연 감독님 : 일본의 폐쇄성에 대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무언가 일깨우려는 의도로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소통 부재라는 문제가 단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 이 영화가 주목받았다고 생각한다.
윤혜리 배우님: 개개인의 성향 차도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대사 속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저 자신이 없다면 그 인물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관객 질문 : 1년 전 영화를 보고 이번에 다시 관람하였다. 그래도 이해가 잘되지 않아 소설도 보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이야기 구조는 서로 상처를 치유하는 단순한 과정이다. 소설 원작에서는 한국, 중국 배우나 윤수 부부가 실제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 중, 일본 배우가 등장하는 것은 대화가 통하지 않아도 진심이 있다면 소통할 수 있다는 설정 같다. 윤수부부와 가후쿠의 식사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지막에 미사키가 반려견을 데리고 한국에 오는 장면은 감독의 의도를 모르겠다.
김도연 감독님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 것은 세상의 모순과 진실이 단순히 일본 사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설정으로 추정된다. 어머니를 떠나 무작정 오게 된 곳이 이 동네고 가후쿠도 부산이야기를 한다. 부부가 식사하는 장면에서 강아지랑 잘 노는 모습은 인간관계는 서툴지만, 강아지한테 마음을 여는 연출로 추정된다. 그래서 성장한 미사키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갔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윤수부부가 딸을 잃은 슬픔에 관해 이야기하며 가호쿠 부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윤혜리 배우님 : 한국이 일본에는 가까운 나라 정도의 의미로 생각한다. 윤수부부가 상실에 대해 공유를 넘어 그 이상을 했다고 감독님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에 왔을 때 미사키의 뺨 흉터가 없어졌다. 이전에는 대사에서 저는 이 흉터 없애지 않겠다고 했는데 저는 그런 부분에서 미사키가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관객 질문 : 운전석의 자리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보여 준다. 가후쿠가 뒷좌석에 앉다가 옆자리에 앉게 되고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흡연문화가 자유로워 남녀가 담배를 편하게 핀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차 안에서만은 담배를 피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한다.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되자 차 안에서 담배를 핀다. 차 지붕 밖으로 담배 연기를 보낸다. 담뱃 불 두 개가 차 지붕에 보인다.
두 남자의 사적 대화를 운전자는 묵묵히 듣는다.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왼쪽에 대한 집착이 있어 보인다. 일본 차인데도 왼쪽에 운전석이 있다. 가후쿠가 왼쪽에 녹내장이 있다. 미사키 왼쪽 뺨에 흉터가 있다. 오토의 꿈 얘기에서 칼에 찔리는 곳도 왼쪽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한국에서 일반적인 왼쪽 운전석에 앉아 있고 왼쪽 뺨의 상처가 없어져서 모든 상처가 치유되고 일반적인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봤다.
김도연 감독님 : 하늘 향에 두 사람이 손을 뻗어 담배 연기를 날리는 모습이 무언가 상징하는 듯하다.
관객 질문 : 히로시마 배경영화를 보며 식당 장면에서 스텐젓가락과 김치도 보았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위령탑이 영화에 안 나와 아쉬웠다.
김도연 감독님 : 영화상 극장이 돔 모형으로 잠깐 나오는 장면이 은유적인 표현일 수 있겠다.
윤혜리 배우님 : 히로시마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 것도 아픔이 서린 곳이라는 설정일 수 있다.
김도연 감독님 :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해피아워>라는 영화에서 동일본지진을 다루었고 자연재해로 일본 사회가 무너졌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대처한 사실을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