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헤어질겸심을 6월 29일 문화의 날 수요일에 보려고 했는데 일이 있어서 못 보고 있다가 인스타그램 홍보 글을 보고 급땡겨 보다.
신촌 필름포럼은 작년 몽당연필 10주년 기념행사시 방문한 기억이 난다.
연세대학교 신촌캠 동문회관 옆에 있다.
이무영 감독이라고 2017 년 8월 제천국제영화음악제에서 뵌 듯하고 케이블 TV에 출연도 하시고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 가수의 경쟁력 부분에 립싱크를 지적하였던 분이시다.
지금은 아예 연습생시절부터 강창력 연습을 시키니 그 당시 금기시(?)되던 비판을 용기 있게 (?) 지적하신 듯하다. 그 이전에는 무슨 케이블 TV에서 영화 명장면 재연을 하셔서 개그맨인 줄 알았는데 가끔 영화에 출연도 하셔서 배우인가도 싶었었다.
하지만 검색을 통해 내가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2002)>라는 대작을 감독하신 분이신데 각본에 박찬욱 감독님도 있다.
조은지 배우와 공효진 배우는 그 이후 승승장구했고, 최광일 배우 또한 최근 <경이로운 소문>이라는 드라마에서 봤다.
그런데 이 문제작의 깨알 개그나 대사 스타일, 뜬금없음, 배역의 아웃사이더 상황은 이후 많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그대로 녹아 있다.
이번의 <헤어질 결심>도 마찬가지다. <철. 파. 태>내용의 발전과 확장, 비틀기에 좀 더 세련되고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김지용 촬영감독의 앵글감이 정말 신선하고 독특하고 놀랍다. 아마도 이후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따라할 듯하다.
탕웨이와 박해일의 심리전은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에서 보여 준 코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아내가 편지글에서 보여 준 대화 형식의 연출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무슨 코미디영화 같다가도 호러인가 싶다가 서로를 돌려 까는 심리극 같다기도 하면서 안개처럼 아스라이 사라지는 듯했다.
배우 이정현의 아내역에서는 깐깐하고 영리한 직장여성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데 왜 원전에 근무를 하는 것일까? 그것도 무슨 특별한 감독의 의도가 있을까?
탕웨이가 한국인 남편과 살며 한국 언론에 자주 노출되었기 때문인지 한국어에 능숙할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게 했지만, 그녀의 중국어는 왠지 무섭고 강경했으며 눈빛에 담긴 심리 묘사는 영화<색,계> 이후 여전히 살아 있었다.
박해일은 깔끔하고 단정한 임지에서 피곤하고 지친 모습을 보여주며 쉰 듯한 목소리 연기도 그가 몹시 긴장하거나 예민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지역 사투리가 주는 한국어의 어감을 김신영은 너무나 잘 살렸다.
조각조각 순간순간 어지럽게 여러 의미를 드러내는 장치가 영화 곳곳에 숨어 있다고 생각되며 저게 뭘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했다.
촬영지가 궁금한데 이미 인터넷에 여러 장소가 공개되었고 영화상 등장한 절은 완주 송광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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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무영 감독님과 관객과의 대화(👇👇👇다음 글에서는 영화에 대한 내용이 소개됩니다.)
"품위를 갖춘 사람들의 러브스토리"
이무영 감독님 :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이 좀 찜찜하지만, 다시 보면 퍼즐이 풀린다. 일부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영화에 대해 평점을 매기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 영화에 대해서 "품위를 갖춘 사람들의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도덕적 판단, 법의 판단, 여론의 판단을 내리기 보다 관찰을 하면서 왜 저럴까 의문을 품는 것이 더 좋다.
이 영화에는 수많은 장치와 보물을 곳곳에 숨겨 두었다. 하지만 일관되게 영화 전체에 흐르는 정신은 바로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품위라고 생각한다.
해준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지만, 폰을 버리라고 말함으로써 서래는 사랑한다는 말 보다 만배 이상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관객 : 저는 이 영화를 보며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과 김수용 감독의 <안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이 : 음악은 어느 정도 기준으로 표절을 가리지만 영화는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좀 그렇고 바로 바로 찾아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이 히치콕을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관 : 부부간 대화 중 섹스리스 부부가 이혼을 암시했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 영화에 단서를 제공하며 뒤의 결말을 예상하게 한다. 서래의 인생에 끼어든 사람들은 다 품격이 없었다.
이 : 휴대폰을 던지라고 권고하거나 스스로 수장하는 모습이 어느 정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서로를 배려하는 품격있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해준의 아내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혼을 암시하지만 해준에게 격조 있게 대해주지 않는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나는 과연 품격있게 상대방에게 배려했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관 : 수사관인 해준이 서래에게 끌리는 부분이 있지만 품위가 있다. 티 내지 않으면서 우아한 방법으로 배려를 하는 모습이 좋았다.
이: 서래가 인용한 공자의 산과 바다에 대한 언급이 영화에서 산과 바다의 사건으로 이어지며 사은 의로움, 바다는 지혜로움이라는 언급과도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관: 한국어를 음미할 기회가 되었다. 심장이라고 번역기로 번역했을 때는 서래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겁먹다가 나중에 마음으로 해석하니 오해가 풀리는 장면이 있다. 서래가 한국 드라마 중 사극을 통해 한국어를 공부해서 언어 전달에 한계가 있다는 장면도 나온다.
"붕괴"라는 단어의 강조도 그렇다.
이 : 작년? 에 부산영화제 행사에서 박찬욱 감독과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의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당시에는 영화 제목이 쌩뚱맞았지만 지금 영화를 보니 제목의 의미가 다가왔다.
한국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줄임말이 범람하면서 격조 있는 언어의 쓰임에 대한 교육도 생각해 보았다. 요즘은 생활에서 잘 쓰지 않지만 "까닭"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유"라는 단어는 추궁의 의미가 있다. 사연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까닭"을 쓰면 좀 더 사려 깊은 의미가 아닐까?
관: 해준과 서래의 감정선이 점프하여 설득이 잘되지 않았다.
이 : 서래에 대한 호기심이 서래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측은한 마음으로 변하고 남편 죽인 것을 알게 되었지만, 서래를 이해하게 되었다. 계기를 잘 모르겠다는 지적이 영화 개봉 후 많았다.
관 : 한 잡지에서 박찬욱 감독은 복수 3부작이니 로맨틱 코미디물이라고 주장하셨다.
이 : 박찬욱 감독의 개인 주장이고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농담일 수 있다. 비극이나 무서운 이야기에서 코믹스러운 장면이 비극이나 무서운 장면을 더욱더 증폭시킬 수 있는 장치일 수 있다. 한 유명 감독은 자신은 꼭 유머를 넣어서 활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의 영화를 보면 전혀 웃기지 않는다.
박찬욱 감독은 악동다운 감이 있고 잠시 쉬어 가는 의미나 비장미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일 수 있다.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을 이를 잘 활용한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보면 무거운 영화이며 인간의 악한 본성을 밝히면서 곳곳에 유머를 활용한다.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박찬욱 감독님은 개그 욕심이 많아 기회만 있으면 웃길 기회를 노린다고 답변하셨다.
👉https://dankunjosun.blogspot.com/2019/09/blog-post_9.html
관 : 저는 영화<만추>의 배역이 같은 배우 탕웨이의 서래에 중첩적으로 보인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혼용하고 있어 몰입도가 깨진다. 자막 처리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탕웨이의 눈빛에서
배우는 눈이 모든 것임을 확인
이: 슬픈 운명을 가진 여인으로 낯선 천국으로 온 한국인이 아닌 여자 배우로 따로 선택할 답안이 별로 없어 영화 <만추>가 있었어도 이 기회에 한 번 해보고자 했을 것 같다.
박해일 배우가 매우 좋았다. 실제로 멋있는데 영화에서는 멋있어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박해일 배웅에 집중하게 되었다. 탕웨이의 눈빛에서 배우는 눈이 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상대방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잭 니콜슨이 그러한데 다른 영화에서 다른 배역을 맡아도 같은 눈빛이지만 항상 새로운 느낌을 주는데 탕웨이가 그런 배우이다.
관 : 김신영 배우에 대해서 실제 직업은 코미디언인데 다른 선택이 없었을까 생각해본다. 영화 속에서 좀 튀는 느낌이 들었다.
이 : 영화 전반부가 고경표이면 후반부는 김신영으로 대비시키기 위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관 : 마지막 장면에서 서래는 창의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것이 헤이질 결심이며 해준은 그 위를 달려가면서도 결국 찾지 못하고 영원히 미제로 남고 싶은 욕구를 보여 준다고 생각했다.
이 : 해가 떨어지는 장면, 석양, 낙조 등의 배경에서 해준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죽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내 삶이 끝날 것인가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해가 지는 장면 속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관 : 한국말과 중국말을 자막 처리 하지 않고 배우가 말하게 하는 것은 영화 스피드에 맞춰 안개 같은 모호함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래는 해준이 나중에 현장을 보고 놀랄까 봐 시체를 깨끗이 씻고 현장도 청소한다. 그것이 이전에 말한 품격이 아닐까 싶다.
이 : 아마도 칸영화제에서 상영 당시 마지막 장면은 깜짝 놀랄만한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가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으로 예술영화라는 선입견을 관객에게 주어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눈치였고 그래서 아마도 인터뷰에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언급한 듯하다.
휴대폰 번역기를 사용하여 몰입감을 떨어뜨린 것은 의도적인 불친절을 전제한 듯하다.
그래서 등을 붙이고 보던 관객이 더 집중하게 만든 장치이며 영화인이라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수법이다. 이러면서 관객이 에너지도 많이 쓰게 된다. 이것은 감독의 의도된 전략이다.
관 : CJ CGV에서 아마도 1500~2000 극장을 배정했지만, 흥행은 저조한 듯하다. 이런 장치가 대중에게 효과가 있을까? 그래도 과연 한 번 더 보게 영화관을 찾는 효과가 있을까?
칸 영화제와 대중성과의 관계
이 : 박찬욱 감독은 초창기에 저와 같이 작업을 한 이후 어떤 변형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장치나 형식보다 이야기에 더 치중하는 것이다. 영화 속에 20여 개의 보물을 숨겨 놓고 관객이 과연 몇 개나 찾나를 지켜보는 악취미가 있다. 인간은 변하고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박 찬욱 감독은 클래식을 좋아하고 탐미적인 인간이다. 아마도 정서경이라는 작가를 만나면서 심오해지고 여성성이 돋보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일어난다. 영화<복수는 나의것>을 만들 당시만 해도 사회 참여에 대해 이야기 했으나 지금은 예술과 형식을 추구하고 있다.
칸영화제는 대중성이 떨어져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전에 박찬욱 감독과 아웅 산 테러에 관한 영화를 만들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만든 김재규에 대한 각본은 너무 정치적이라고 거부했다.
관 : 영화의 엔딩에 대한 감상은 탁월했다. 측은한 마음이 슬픈 결말로 이어진다. 연기를 볼 때 눈을 많이 본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측은지심이 더 강하다고 본다. 하지만 측은지심은 사랑이 아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에서 노을 지는 바다를 보며 나란히 앉아 죽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도 해가 지면서 남녀가 같은 장소에 있다. 하지만 전작은 수평적 위치 이 영화는 수직적 위치에 있지 않나 싶다.
이 : 이 영화의 엔딩에서 정리되는 감정은 품위이다.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떠나면서 안개처럼 사라진다.
관 : 처음 볼 때는 일하고 와서 피곤해서 잤다. 이번에 두 번째 보면서 모호한 지점이 발견되었는데 아마도 서래는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간호사로서 방수에 익숙하다고 언급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죽지 않고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새드엔뎅이 아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관객 모두 한동안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해일 배우가 오감을 다 사용한다고 생각했다. 시각, 촉각, 목소리, 손 촉각 오감을 느끼게 한다.
죽은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의미와 해준의 눈과도 연관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죽은 자의 마지막 바라보는 시선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이 : 서래가 살아 있다는 관객의 감상평을 박 감독에게 꼭 전하겠다. ㅋㅋ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면 어쩌면 그건 감독의 계략에 빠지는 것이다.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에서 언급된다. 눈에 안약을 넣는다든가 태도가 변경된다 든가 예민한 생각을 한다던가,,,하지만 연관성은 잘 모르겠다.
관 : 배우들의 대사에서 감독이 의도한 치밀한 계획에 놀라게 된다. 완벽한 건축물 안에서 구석구석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이 : 그러한 전달 방식을 어느 용기에 담았는가의 차이가 아닐까? 켄 로치 감독을 예로 들면 이야기를 배달하면서 사회 이야기, 주장, 생각을 전달한다. 박찬욱 감독은 자신은 게으르다고 하지만 굉장히 성실한 감독이다.
관: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 : 아마도 경찰이라는 주인공은 일반인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사회적 특성이 있다. 그러면서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해결하려고 하고 그 반대급부로 서래가 방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경찰의 사회적 정치적 특성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운동화를 신다가 구두로 바뀌 신는 것은 어떤 변화를 의미한다. 그런 변화를 외적인 변화로 보여주고 이를 방해하는 캐릭터로 서래가 나온다.
👆용산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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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자맹 전을 다녀 왔더니 한국의 별 코너에 박찬욱 감도과 헤어질 결심을 작품으로 선보였다.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hZ-gMvOCPhkk_Co9OB_aRWNVFwaFnf383VjmsllXQ04C-LjssyWMXJIElAh_m31W8ZcfL5xNA4KyMf7_55cwH63mmOvsD4Jn8Pt17xzVUC8sK0QXDhgQZ-SHP6buk_qOVaRmJCfHZsQUoXczqtvlYFBLqAQKvxUYU_-u4AG-oW6mK2KW45lQ/w640-h480/IMG_7505.HE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