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읽은 만화영향으로 김유신의 태몽,천관녀의 일화,계백의 오천결사대,낙화암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된다.
이래서 어릴때 올바른 역사교육이 중요하다.
수,당과 맞짱을 뜨던 고구려의 위상과 국제화된 백제의 외세개입에 의한 멸망은 광활한 만주벌판 이남 한반도로 우리가 쪼그라드는 단초를 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야성에서 참사를 겪은 김춘추가 연개소문의 협력제의를 거부하고 당에게 구원의 손길을 제시한건 당시 복잡한 삼국정세와 피튀기는 오랜 전쟁으로 앙숙이 된 세나라가 같은 민족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었을까 하는 또 다른 의구심을 가져오게 한다.
중원고구려비에 의하면 신라영토에 고구려군이 상주하고 신라왕을 매금(풀잠자리)라 비하?하지 않는가...
그리고 당시 인구비율로는 2차대전보다 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쟁과 학살의 과정중 굵은 역사기록에서 미쳐 써내려가지 못한 잊혀진 민초들의 삶은 어땠을까에 대한 상상과 대의명분 앞에 말살되는 개인의 희생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이영화다.
즉,국어 교과서에 실린 어느글은 "조국통일의 명명백백한 목적이 있는데 젊은이들이 방황한다"고 개탄하며..또 어느 시인은 가끔 하늘을 보고 한번쯤 나라걱정을 하면 사사로운 개인의
문제도 없어진다며 큰걱정은 하면 작은 걱정이 사라진다고 하셨다...
그게 다 개소리라는 반론이 이영화다.
<황산벌>
현대국제정세와 빗대어 악의 축 운운하며 가상의 논쟁을 하는 사국대표는 웃음을 자아낸다.
인천앞바다에 쳐들어 온 당군의 위압감과 거만함은 오늘에 봐도 주한미군의 해방직후 모습과 다르지 않다.
원정군을 맞아 홈구장에서 버티면 물자부족으로 승산이 있다는 계백의 계략
약속기한내에 쌀배달을 해야하는 ㅋ 김유신부대의 복잡한 정치계산
나라가 아닌 친인척 우리 가족을 위해 진군하는 김유신의 신라군사
명분보다 개인의 삶,가족을 중시하는 김선아의 항변은 남자이야기의 헛점을 후벼판다.
찌든 삶의 대표 어머니 전원주님과 이리채이고 저리채이는 찌질이 민초 이문식님의 연기가 왜 이케 웃기냐...ㅋㅋ
천관녀사건에서 지랄같은 성격을 한 번 보였던 청년 김유신이 장성하여 소정방앞에서 보인 일갈은 백미이나 영화에서는 좀 약하지 않았나 싶다.
<평양성>
660년 백제멸망이후 8년후에 고구려 침공을 하게 되는데 668년이며 영화제작도 같이 8년후에 했다한다.
"쌀이래이~~"라는 흥얼거림을 안겨준 쌀송
강인하면서 사내맛이 나는 류승룡,현실적인 실리를 추구하는 윤제문,전쟁 피해자 선우선
모두 연기를 잘했고 캐릭터도 잘살렸다.
거시기의 전쟁에 살아남은 세가지 비법도 너무너무 웃긴다....
포복절도...ㅎㅎㅎ
아쉬운점은 제작비 때문인지 평양성세트가 좁아보인다는 거다.
역사왜곡부분이나 신라가 당을 몰아내고 대동강이남의 영토만으로 만족해하는 설득력부족한 결론도 좀 아리까리 했다.
거시기가 <황산벌>에 이어 여전히 더욱 강력하게 국가나 민족에 앞서 개인을 주장한다.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살거나 타인들의 신조라는 덫에 걸려 살지 마십시오...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Don't be trapped by dogma-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s of other people's thinking."
황산벌이나 평양성은 이와 같은 말이 아닐까?